모든 팀에 UX 라이팅 담당자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 말은 다른 사람이 그 빈 자리를 메꿔야 한다는 것이지요.

 PO, 개발자, 디자이너, QA 담당자 등이 모인 팀에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책임은 모든 구성원에게 있습니다. 사용자가 제품을 탐색하고 사용하고 즐기도록 돕는 ‘단어’를 책임지는 것도 여기에 포함되겠죠.

 반쪽짜리 마이크로카피는 반쪽짜리 디자인, 반쪽짜리 제품과 같은 뜻이에요.

 그렇기에 아무도 UX 라이팅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직접 시도해 보아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그걸 할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도움이 될 만한 체크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이 체크리스트를 팀원에게 전달하고, 작업 과정의 마지막에 이것을 포함시켜 보세요.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큰 소리로 외치고요.

 마이크로카피 체크리스트

 1. 유용한가?

 2. 간단명료한가?

 3. 투명한가?

 4. 인간적인가?

 5. 디자인을 고려했는가?

 6. 그럼에도 여전히 유용한가?

 1. 유용한가?

 모든 마이크로카피는 사용자가 목적을 달성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마이크로카피는 사용자를 교육하고, 설명하고,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기 위해 거기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은 마이크로카피가 있다면 그게 왜 거기 있는 건지 다시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에러 메시지는 사용자가 작업을 완료하는 데 장애물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따라서 장애물을 어떻게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하지요. 로그인 실패 화면에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링크를 넣어 이를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어요.

 쓸모 없다면 지우세요. UX 라이팅에선 쓰는 것만큼 가차없이 지우는 것도 필요해요.

 2. 간단명료한가?

 여러분이 처음 쓴 마이크로카피는 99%의 확률로 단어가 너무 많을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이 쓴 모든 내용을 가볍게 비웃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거침없이 수정하세요.

 Hemingway Editor 같은 서비스를 써 카피를 간단명료하게 고칠 수 있습니다. 창의성을 저해할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하는 데엔 도움이 돼요.

 긴 단어와 복잡한 문장은 학교에서나 멋있지 현실 세계에선 혼란스럽고 거만해 보일 뿐이에요.

 수동태 대신 능동태를 쓰세요. 능동태는 수동태보다 힘이 세고, 행동을 유도하며, 이해를 돕습니다.

 간결함은 사용자가 작업을 더 빨리 완료하도록 돕고,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서 인터페이스를 간결하면서 유용하게 유지하는 데 좋아요.

 3. 투명한가?

 그 마이크로카피, 이해하기 쉬운가요?

 모든 것을 궁금해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세요.

 “채소를 많이 먹으렴.”

 “왜요?”

 “몸에 좋으니까.”

 “왜요?”

 어릴 때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집니다. 무지가 불편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인터넷은 아직 답을 듣지 못한 질문으로 가득 차 있지요. 보통 이런 식이에요.

 “이메일 주소를 알려 주세요.”

 “왜요?”

 “…”

 “휴대폰 번호를 알려 주세요.”

 “왜죠?”

 “…”

 좋은 UX 라이팅은 제품과의 상호작용을 하나의 대화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요. 인터페이스가 의문만 남기고 떠나버리면 사용자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사용자는 여러분이 왜 데이터를 요구하는지, 앞으로 총 몇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사용자가 그걸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유지하세요. 제품이 더욱 열려 있고 투명할 수록, 사용자는 쉽게 상호작용할 거예요.

 4. 인간적인가?

 B2B 클라우드 플랫폼에 들어갈 기능 수행만을 위한 UX 라이팅을 쓸 때마저도, 화면 너머의 누군가를 위해 써야 합니다. 라이팅 측면에서 보면 “B2B”는 잘못된 용어예요. 여러분은 항상 사용자를 위해 써야 하고, 여러분이 쓴 마이크로카피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쓴 글처럼 들리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가장 표준적인 언어 수준을 구사하고, 어려운 정보는 모두 모를 거라고 생각해야 하고, 보통 사람이 쓰지 않을 만한 모든 자곤도 쓰지 마세요. 사용자가 말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능한 많은 인터뷰와 테스트에 직접 참여하세요.

 열에 아홉 번은 도움이 될 만한 규칙을 알려 드릴게요. 뜻을 찾아야 하는 단어는 쓰지 마세요.

 5. 디자인을 고려했는가?

 자, 이제 여러분의 카피는 투명하고, 간단명료하고, 유용하지만 이걸로 충분하진 않습니다. 디자인, 개발 상의 요소와 여러분이 쓴 카피의 관계성을 고려해야 해요. 그래서 UX 라이팅을, 다른 프로세스가 시작되기 전이나 완료된 후가 아닌, 다른 프로세스에 맞춰 작성하는 게 중요해요.

 여러분이 입력 필드에 끝내주는 도움말을 썼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다음 디자인 파트에서 도움말은 입력 필드 안에 넣어 스크롤링을 줄이기로 결정했어요. 그럼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할 때 도움말이 보이지 않아 정보를 잘못 입력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아무리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보이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스케치 단계에서 텍스트를 반드시 고려하세요.

 입력할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서 구불구불한 선으로 단어가 위치할 자리를 채워두지 마세요. 저는 가능한 초기 단계에서 비주얼, 텍스트 및 다른 기능이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임펜을 들고 많은 시간을 쏟아요.

 6. 그럼에도 여전히 유용한가?

 단어를 테스트하세요. 정식 사용자 테스트를 할 만한 예산이 없을 수도 있어요.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대충이라도 테스트하는 건 언제나 가능해요. 사무실에서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해 보거나, 커피를 사주며 그들의 생각과 인사이트를 물어볼 수도 있어요. 타깃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이 단어가 간단명료한지, 정부 위계에 잘 맞는지, 사용자 경험을 돕는지 방해하는지 정도는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군에게 물어보기 전에는 ‘목편추’를 기억하세요.

• 상호작용의 목적: 마이크로카피가 사용자의 목적 달성을 돕고 있나요?
  
  
• 편집: 모든 단어가 꼭 필요한가요? 사용자가 이 모든 단어에 관심을 가질까요? 아니면,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단어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 추가 가치: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용자를 도울 방법이 있나요? 사용자가 더 알고 싶은 게 있을까요?

 ‘목편추’를 중심으로 대화를 구성해, 마이크로카피가 목표에 부합하는지 검증하세요.

 사용자가 품을 만한 의문을 모두 메모하고, 보편적으로 떠올릴 만한 의문은 다음 작업 때 반영하세요.

 그리고 배포 후에도 데이터를 자주 들여다 보세요. 마이크로카피를 수정해서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마세요

 흔한 내용을 알려 드리긴 했지만, 여러분의 스킬셋이 무엇이든 간에 UX 라이팅에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UX 라이터를 고용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안 된다면, 팀원들이 텍스트에 소홀해지지 않도록 하는 건 팀의 책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