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티클] UX 라이터와의 협업에 대한 6가지 오해

하나 고백할게요. 저는 UX 라이터로 일하고 있고, 업무 시간의 약 20%를 UI 문구를 작성하는 데 사용해요. 유튜브로 공룡이 멸종한 이유를 다룬 영상을 보거나, 트위터에 죽치고 앉아서 키보드 배틀이나 하며 나머지 80%의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에요. 엣헴.

많은 시간을 다른 일에 쏟아붓기 때문인데, UX 라이터 대부분이 저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한 업무로 예를 들어볼까요? 현지화 전략을 짜고, 제가 함께 작업하는 제품 팀에 기여할 점을 찾기 위해 로드맵을 살펴보고, 곧 출시될 프로토타입에 참고할 소셜미디어 앱의 레퍼런스를 모았어요. 맞아요, 이 모든 게 단어와 연관돼 있긴 하지만 글쓰기 업무는 아니죠.

그러다 문득 UX 라이터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생각한 몇 가지를 말해볼까 해요. 여러분의 경험이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UX 라이팅에 대한 오해도 궁금하네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은 글쓰기 업무를 많이 못 했어요.

얼마 전, 저는 제 업무의 설명서를 써서 같이 일하는 팀에 공유했어요. UX 라이터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특별히 강조해서 말이죠.

(이것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뭘 썼냐면요:

• 현지화 관리, 브리핑 및 최적화*
• 사용성 최적화를 위한 AB 테스트 설계
• UI에 있는 콘텐츠 구조에 대한 조언(와이어프레임 이전 초기 단계를 포함!)
• 톤앤보이스 고도화를 위한 경쟁사 조사
•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의 이름 제안

* 브리핑 및 최적화: 현지화 관리 관련 용어로, 언어나 콘텐츠를 다양한 지역 또는 문화에 맞게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을 의미해요.

뭐, 이것들이 모두 단어와 연관된 것들이긴 하지만 저희 ‘UX 라이팅하는 사람들’은 UX의 전략적 측면에도 많은 시간을 써요. 만약 UX 라이터에게 문장 몇 줄만 고쳐달라고 한다면, 우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가치를 놓치는 거죠!

물론 모든 영역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UX 라이팅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팀과 이해관계자들이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고, 실제로 UX 라이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답니다.

오해 2: 우리는 여러분이 쓴 모든 글을 평가하고, 문법을 틀리면 뭐라고 해요.

저도 초안에는 소제목에 “your”을  "you're"로 썼어요. 아이러니하죠.

작은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 저도 오타를 내요. 문법도 자주 틀리죠. 하지만 99.5%의 경우, 이는 초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알 수 없어요. 그리고 가끔은 여러분도 모르게 그런 문구가 배포되기도 해요. (배포 전 콘텐츠 QA를 해야 하는 이유죠.)

네, 저는 좀 문법광이고, 금요일 저녁에는 알송달쏭한 Buzzfeed 퀴즈로 문장의 올바른 시제와 분위기를 맞히는 게임을 즐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여러분을 평가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특히 디자이너들은 종종 자신의 글쓰기가 형편없다고 걱정하며, 제가 보기도 전에 사과를 하곤 해요. 설령 잘못 쓴 부분이 있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닌데도요.

같이 쓰면 그들이 초안에서 어떤 걸 실수하는지 알 수 있어요. 종종 디자이너들과 라이팅을 함께 해보는 이유죠.

UX 라이터는 여러분의 안전망이기도 해요. 대부분의 문구는 저희가 결정하지만, 특정 문구나 플레이스홀더 문구가 여러분 마음에 걸린다면, 언제든 저희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맞춤법이나 문법 문제를 해결해드릴게요.

사실 그렇지 않아요. 이런 경우는 드물거든요. UX 라이팅이 대부분 짧은 문구를 다루는 일이긴 하죠. 아주 가끔 두 문장 이상을 쓰게 되기도 하지만 문제될 건 없어요. 그럴 땐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좋으니까요.

만약 사용자가 해야 하는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정확히 알려주는 마이크로카피를 9자 이내로 표현해야 한다면? 그럴 땐 반드시 시간을 좀 들여야 해요. 여러분이 어려워하는 라이팅이면 저에게도 그렇겠죠. 하지만 저는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있는 예시와 리소스를 갖고 있어서, 올바른 단어를 찾아낼 뿐만 아니라 여러 선택지 제시할 수도 있을 거에요.

여기서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 팀에 UX 라이터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올바른(right) 단어를 추가하라고 재촉하지 말아 주세요. 적어도 몇 분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주면서 배려해 주세요.

(초안을 "right"이 아니라 "write"로 썼더라고요. 제가 다른 사람의 문법을 판단할 자격이 없다는 걸 증명한 셈이에요. 오늘은 동음이의어를 쓸 에너지가 없어요.)

저한테 이러시면 웃으면서 원하는 대로 해드리고 다시는 말 걸지 않을 거예요.

농담이에요.(아마도요.) 최선을 다하겠지만, 콘텐츠 관점에서 디자인에 고려해야 할 점이 있을 수 있으니 다음에는 더 일찍 찾아와 달라고 하겠어요.

물론, UX 라이터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협업하면 UX 라이터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할 거예요.

시각 디자인은 단어와 분리할 수 없어요. 아이콘으로 예를 들어볼까요? 아이콘의 레이블은 아이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한번 해보세요 아래에, 트위터의 데스크톱 아이콘 메뉴가 있어요. 이걸 만든 디자이너가 당신에게 적절한 레이블명을 요청한다고 가정해볼게요. 각각에 어떤 단어를 고를 거 같나요?

맞아요, 이 정도로 극단적인 경우는 드물고 보통 디자인이 이렇게까지 비어있지 않아서 UX 라이터는 각 아이콘의 목적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요. 하지만 논의를 해도 아이콘과 우리가 생각해낸 용어와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러면 아이콘의 위치가 아니라 아이콘에 맞는 용어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해요.

참고로, 프리랜서로 일할 때 이 정도로 비어 있는 디자인을 받고 "단어로 마법을 부려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답니다.

좋아요,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제가 모든 문구를 쓰거나 적어도 배포 전에 모든 콘텐츠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문구가 명확한지 확인하고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게 만드는 시간을 가질 거고요.

톤앤보이스가 브랜드에 맞는지 확인하고, 잘 맞다면 플로우 전반에 개성을 조금 더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거 알아요. UX 라이팅 팀이 잘 갖춰진 조직에도 모든 제품 팀을 모두 담당할 수 있을 만큼 UX 라이터가 충분한 경우는 드무니까요. 그래서 PM이나 디자이너가 글을 써야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모든 문구를 쓰는 일뿐만 아니라 저의 팀이 좋은 UX 라이팅을 작성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필요하면 스스로 쓸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저는 종종 UX 라이팅을 주제로 교육 세션을 진행하고, 디자이너와 PM이 공부할 수 있게 따라하기 쉬운 문서(Figma에!)를 만들었어요. 저는 문구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라이팅하는 걸 매우 좋아해요.

지금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들은 모두들 플레이스홀더 문구를 잘 써요. 제가 어떤 피드백을 줄지 이미 알고 있어서 플레이스홀더 문구를 많이 손 볼 필요가 없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제가 아프거나 휴가 중이거나 그냥 정신없이 바쁜 날에도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좋은 UX 라이팅을 쓸 수 있다고 자신해요. (제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리로 가서 확인하는 게 더 빨라요.)

UX 라이팅은 UX 디자인의 한 유형이에요. 저는 문구로 사용자 경험을 만들거나 개선하며 사용자가 제품에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요.

카피라이터는 비즈니스나 제품을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데 사용되는 문구를 써요.

맞아요, 겹치는 부분이 있죠. 우리는 작업할 때 같은 것을 생각하고 심지어 같은 톤앤보이스 가이드라인을 따르기도 해요.

업무도 어느정도 바꿔서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카피라이터가 아니에요. 마케팅용 문구를 쓸 수 있지만, 카피라이터가 저보다 훨씬 더 잘할 거예요. 저는 마케팅이나 홍보 문구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그래요, 당신을 위해 홍보 이메일을 쓸 수는 있겠죠. 하지만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저는 아닐 거 같네요.

이것들이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UX 라이팅에 대한 오해예요. 당신의 생각도 알려줄래요?

스웨덴 핀테크 회사 Klarna의 UX 리드로 일하고 있어요. 동시에 UX 라이팅 교육 플랫폼 UX Writing Hub에서 멘토로 활동 중이에요.

안녕하세요 캡찹 여러분!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에디터 코멘트를 아티클보다 위에 두는 게 맞나? 바로 아티클을 읽고 싶어하진 않으실까?'

직접 보여드리고 여쭤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이번 호는 에디터 코멘트를 하단에 둬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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