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시리, 너 내 딸 기저귀도 갈아줄 수 있니?

 Medium을 비롯한 다양한 앱은 우리에게 추천 기능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 기능이 마치 개인 비서가 오늘 읽을 기사를 골라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이 트렌드는 점점 더 확산될 것이며, “내” 대신 “당신의”를 사용하는 앱이 점점 더 많아질 겁니다.

시점 없음

 대부분의 디자인이 그렇듯 모든 상황에 적합한 만능 솔루션은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 많은 제품에서 사용자 소유의 물건에 레이블을 붙일 때 “나의” 또는 “당신의”과 같은 단어를 잘라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my"나 "your" 같은 단어는 없네요.

 어쩌면 “나의”를 삭제하는 건 Windows가 ‘내 컴퓨터’를 ‘컴퓨터’로 변경하기로 결정했을 때 취한 것과 똑같은 접근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안타깝게도 “나의” 또는 “당신의”를 잘라내는 것이 항상 100%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사용자의 것과 다른 사람의 것을 구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YouTube에서 “채널”이라고 하면 내 채널, 내가 구독한 채널, YouTube가 추천하는 채널 중 무엇을 말하는 건지 명확하지 않으므로 그냥 “채널”이라고만 쓰면 안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는 "채널"이라고만 쓰면 안 됩니다.

 어쩌면 Windows가 컴퓨터(Computer)를 이 PC(This PC)로 바꾼 이유도 이와 비슷할지 모릅니다. 컴퓨터(Computer)는 그 자체로는 너무 모호해서, 다른 것이 아닌 바로 “이” 컴퓨터를 가리킨다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모든 것에 시점을 대입해 보기

 지금까지는 주로 인터페이스에서 사용자에게 속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사용자가 접하게 되는 단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해요. 버튼 레이블, 지침, 설정 화면 등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지만, 제가 따르고 싶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인칭 시점을 사용할 때: 사용자가 버튼을 클릭하거나 체크박스를 선택하는 등 제품과 직접 상호 작용할 때는 1인칭 시점(I, my, me, mine)을 사용합니다. 명확성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러한 단어를 추가하세요.
• 2인칭 시점을 사용할 때: 제품이 사용자에게 질문을 하거나, 지침을 제공하거나, 사물을 설명할 때 “당신(you)” 또는 “당신의(your)”를 사용하세요. 제품이 개인 비서라면 뭐라고 말할지 상상하면서요.

"우리의(Our)" 시점

 마무리하기 전에, 흔히 보이는 “우리”라는 시점도 얘기해야겠군요. 제품 인터페이스에서 “우리(we, our, us)”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Chase Bank 홈페이지에서 발췌

 위 사례는 “우리”를 사용함으로써 제3의 참여자, 즉 제품 뒤에 있는 사람을 맥락에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마음이 없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실제 사람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요.

 요리, 디자인, 청소처럼 사람이 직접 하는 서비스라면 “우리(또는 저희)”는 사람의 손길을 더합니다.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확인하세요.” 화면 뒤에 실제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사용자는 조금 더 안심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Google의 검색 엔진과 같이 자동화된 도구의 경우 검색을 처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리”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Google의 UI 작성 가이드라인에서는 인터페이스의 대부분 항목에 “우리”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권장합니다.

여러분의 시점은 무엇인가요?

 이 이야기를 쓴 이유는 디자이너, 개발자, UX 라이터에게 이 질문을 몇 번이고 받았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나의(my)”를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요? 저기서는 왜 “당신의(your)”를 사용하나요? 그런데도, 전 아직 스타일 가이드 같은 외부 자료에서 이 내용을 문서화한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페이스에서 시점(perspective)을 다루는 여러분만의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있다면, 여러분의 관점(point of view)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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