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클] 디지털 제품의 보이스앤톤을 디자인해야 하는 6가지 이유

휴재 공지: 캡처프레이즈는 이번 호 이후 2주간 겨울 방학을 가졌다가 2025년 1월 10일에 돌아올게요!

요즘 AI 챗봇들이 참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죠? 때로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깜짝 놀랄 때도 있고요. 하지만 재미있는 건, AI가 등장하기 전부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디지털 제품들은 이미 각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예요.

토스는 친근하게 말을 걸고, 네이버는 정중하게 안내하고, 당근마켓은 동네 이웃처럼 수다를 떨죠. 심지어 같은 오류 메시지를 보여줄 때도, 각자 다른 말투로 우리를 달래요. "죄송합니다ㅠㅠ"부터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까지.

오늘은 이런 디지털 제품의 '말하기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아티클을 준비했어요. 말투 하나로 브랜드의 신뢰도가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우리 제품은 어떤 목소리로 말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도 재밌게 봐주세요.

사용자와 온라인에서 상호작용할 때 여러분은 딱딱한 말투를 쓰나요, 아니면 대화하듯 그들을 대하나요?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하나요, 아니면 재치와 유머를 섞어서 소통하나요? 감정을 이끌어내야 할까요, 아니면 간결하고 사실적인 톤을 유지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들은 디지털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매일 고민해야 하는 문제예요.

보이스앤톤 디자인은 이런 질문에 미리 답을 정리해 주는 지침이에요. 제품 관련 콘텐츠를 작성하기 전에, 마이크로카피(UX 라이팅 포함)를 포함해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아직 디지털 제품의 보이스앤톤을 설계하는 게 왜 중요한지 고민 중이거나, 더 나아가 경영진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웹 사이트, 앱, 셀프 서비스*, 챗봇 등 어떤 경우에도 이 작업이 꼭 필요한 6가지 이유를 알려드릴게요.

* 셀프 서비스: FAQ나 챗봇과 같이 사용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나 도구를 말해요.

연구에 따르면, 대화형이고 편안한 언어는 사용자에게 브랜드가 접근하기 쉽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해요. 반대로 격식을 차린 언어는 브랜드를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게 만들어, 사용자들이 신뢰하거나 제품과 소통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어요.

이것이 제품의 톤이 반드시 재미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유머는 별개의 영역이거든요.

이 연구에 따르면, 유머는 때때로 놀라움과 공감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제품이나 분야에 따라 "사용자에게 신뢰성과 전문성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어요. (이 주제에 대해 더 자세히 쓴 글이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또한, 사용자의 감정적 필요와 고민에 맞는 톤을 사용할 때 (예를 들어, 병원이 친근하고 편안한 언어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가 안심하고 다른 브랜드 대신 그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어요.

브랜드의 보이스앤톤을 설계하면, 포멀함과 캐주얼함의 정도를 정하고,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다고 느낄 스타일을 설정하며, 필요한 경우 글에 어떤 유머를 담을지 결정할 수 있어요.

  

"바로 이거야! 내가 찾던 게 이거야!" 우리는 사용자가 제품을 접할 때 이렇게 느끼고 생각하길 원해요. 그러면 사용자는 기꺼이 가입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과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제품을 구매하려 할 거예요.

이 지점에 도달하려면, 사용자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해요. 실질적인 면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부분도 포함해서요.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사용자는 처음 브랜드를 접했을 때부터 확신을 느끼게 될 거예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요: "보세요! 제대로 찾아오셨어요! 원하는 걸 얻으려면 가입/클릭/전송/결제만 하면 돼요."

여러분의 제품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게 맞다면, 이러한 메시지는 사용자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사실을 말하는 것이 될 수 있어요.

이미 사용자들의 필요와 욕구, 그리고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와 혜택을 분석했다면, 이미 제품을 기능별로 분석하고 시장에서 독립적인 제품으로서도 특징을 잘 정리했단 뜻이에요.

만약 아직 그것을 하지 않았다면 — 지금 하면 돼요. 이 분석 결과가 없으면 강력한 메시지와 언어를 개발할 수 없어요.

사용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 CTA를 날카롭고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메시지가 충분히 분석되고 개발되어야 해요. 이는 보이스앤톤 설계 과정의 기본적인 부분이에요.

이것이 Talia Wolf가 말하는 정서 타겟팅이에요. 그녀의 작업에서는 이 정확한 타겟팅이 제품의 전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요. Joanna Wiebe와 함께한 그녀의 웨비나를 들어보세요.

3. 사용자가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끼게 하고, 설득력 있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스탠포드 대학의 Clifford Nass 교수는 일관적이지 않은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에게 어떻게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실험을 했어요. 특히, 말로 표현되는 톤과 인터페이스의 다른 요소들 사이에 일관성이 없을 때의 반응을 분석했어요.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는 일관성 없는 제품을 신뢰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인식했어요. 그들은 제품의 메시지에 설득되지 않았고,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어요.

이는 마이크로카피 작성자들에게 의미가 있어요: 만약 사이트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보이스앤톤은 구식이라면, 앱이 동적이지만 언어가 뒤쳐져 있다면, 제품은 간단하지만 언어가 복잡하다면, 사용자는 메시지를 신뢰하거나 이해하거나 메시지에 설득되지 않을 거예요.

이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이요? 제품에 일관되면서도 진정성 있는 성격을 부여하는 보이스앤톤을 설계하는 거예요 — 신뢰할 수 있고 매력적인 성격을 말이죠.

여기에서 Nass의 실험을 요약한 책*을 확인해 보세요

* Nass의 실험을 요약한 책: 국내에는 <관계의 본심>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됐어요.

4. 이미 만든 브랜딩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브랜딩은 우리가 방금 얘기한 브랜드의 성격이에요.

브랜딩에 맞는 보이스앤톤은 브랜드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깊이와 신뢰감, 일관성 있는 느낌을 줘요. 반대로, 비주얼 브랜딩과 어울리지 않는 보이스앤톤은 제품의 성격을 흐리게 하고, 사용자 참여도와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어요 — 우리가 위에서 봤던 것처럼요.

예를 들어, 두 모바일폰 회사의 사례를 살펴볼게요. 브랜드 A는 사용자와 친구, 가족 간의 연결을 강조하려고 해요. 브랜드 B는 기술력을 강조하는 브랜딩을 선택했어요. 두 회사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들의 보이스는 각기 다른 가치를 전달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어요.

브랜드 A는 연결과 감정을 강조하므로, 따뜻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보이스앤톤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감성적인 뉘앙스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머를 담는 것이죠. 브랜드 B는 기술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이므로, 기술 용어에 의존하는 샤프한 보이스앤톤을 사용해야 해요. 너무 감성적이게 되면, 그 최첨단 기술의 이미지가 약해질 수 있어요.

브랜딩 전략에서 조금 벗어나는 것이 의미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어요. 보이스앤톤은 브랜드 가치를 반영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디지털 제품의 마이크로카피를 작성할 때, 제가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이미 만들어진 보이스앤톤 디자인을 프린트하는 것이에요. 그 주요 아이디어를 강조해서 보고 외우고,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옆에 두고 작업을 해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사이트에 들어왔을 때 처음 보는 문구를 쓴다고 해볼게요. 메시지가 무엇이어야 할지 추측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쓰는 대신, 보이스앤톤 디자인을 찾아서 사용자가 사이트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지 확인해요. 그 정보는 이미 거기 있어요, 제가 해야 할 일은 그 정보를 이 화면과 맥락에 맞게 어떻게 잘 표현할지 고민하는 것뿐이에요.

버튼 텍스트도 마찬가지예요. 그 텍스트를 쓸 때, 저는 이미 만들어 놓은 보이스앤톤 디자인의 단어 모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어떤 용어를 써야 할지 확실하지 않으면, 문서를 찾아가서 사용자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고, 그걸 제 글에 적용해요.

추측할 필요는 없어요. 제품이 유머를 가져야 할지, 위에서 다룬 다른 질문들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도 — 그 답은 이미 보이스앤톤 디자인에 있어요.

정리된 보이스앤톤 디자인, 명확한 글쓰기 스타일, 잘 정의된 용어집이 있으면 글쓰기가 빠르고 간단하며 자연스러워져요.

6. 모든 UX 라이터들이 일관된 보이스앤톤을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

모든 UX 라이터는 개인적인 스타일이 있고, 그 스타일이 작업에 반영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없어요. 그렇지만 메시지는 보이스앤톤 디자인에서 다룬 내용에 기반해야 하고, 각 UX 라이터가 자기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돼요.

잘 정의된 보이스앤톤은 모든 UX 라이터들의 작업을 안내해 주기 때문에, 브랜드가 사용자와 만나는 곳 —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뉴스레터 등 어디에서든 일관되고 잘 인식되는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돕는답니다.

여행지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웹 콘텐츠를 제작하다가 UX 라이팅과 마이크로카피로 분야를 넓혀 UX 라이터이자 보이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마이크로카피 2/e」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