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플랫폼의 짜증나는 UX 요소들

단 한 명의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는 세상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그렇지만, 그 불편함을 UX 라이터가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제 직업 덕분에(구부정한 자세까지 포함해서요) 작은 디테일까지 알아채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때로는 이런 디테일이 정말 중요할 수 있습니다.

Medium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사용자로서(Medium 블로그를 형광 초록색으로 꾸밀 수 있던 옛 시절을 기억합니다), 이 플랫폼의 변화를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바뀐다고 모든 게 더 좋아지는 건 아니더군요.

몇 가지 UX 문제, 혹은 오히려 의도된 선택들이 있는데, 이는 단지 개인적으로 싫은 것을 넘어 아래 사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가독성 (이 플랫폼은 사람들이 글을 읽는 공간인데, 이건 정말 중요하죠),
• 접근성,
• 그리고 내 정신 건강 (일관성 없는 UX 라이팅 때문에요).

이 글에서는 데스크톱 버전의 Medium 문제를 다룹니다. 모바일 앱이 아니라요.

최근 Medium이 “세상에는 더 많은 작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시점에서 이 플랫폼을 검토하는 것은 작가로서도, 독자로서도 흥미로운 일이네요.

이 캠페인은 Medium을 “작가가 먼저, 독자는 그다음”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작가를 우선시하고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Medium을 단순히 데스크톱 웹사이트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최우선으로 하고 읽기는 그 다음으로 두는 플랫폼으로서도 살펴보려고 합니다. 글쓰기와 읽기는 같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사용자 니즈는 다릅니다.

고전적이고 품위 있는 작가인 저는 이게 불필요하고 터무니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독자들에게는 읽는 시간이 어떤 콘텐츠를 읽을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죠.

이 예시는 이 글에서 제가 작가들의 UX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독자들의 불편함이 아니라요.

데스크톱에는 아직도 다크 모드가 없습니다

솔직히, 모바일로 글 쓰는 사람들이 정말 있나요? 아, 당신은 모바일로 쓴다고요? 축하드립니다.(정말 특이하시네요.) 하지만, 우리는 데스크톱 사용자로서 정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Medium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 문제에 공감할 겁니다. 데스크톱 버전에는 다크 모드가 없어요. 저는 주로 밤에 글을 쓰는데, 밝은 흰색 배경을 계속 쳐다보는 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사용성과 접근성에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1. 연구와 사용자 피드백에 따르면,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는 다크 모드가 눈의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2. 밤에 밝은 화면을 장시간 바라보면 생체 리듬이 [깨지고](https://www.health.harvard.edu/staying-healthy/blue-light-has-a-dark-side#:~:text=Exposure to light suppresses the,circadian rhythm and melatonin secretion.),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백내장 같은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다크 모드는 특히 유용합니다.

데스크톱에서 다크 모드를 쓸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건 Chrome 사용자만 가능합니다. 저는 Safari를 쓰고 있고, 다크 모드로 보기 위해 플러그인 같은 건 정말 설치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 제품을 제대로 쓰고 싶을 뿐이에요. 이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렇게 큰 요구인가요? 이건 “정말 원하면 알아서 커스텀하세요”라는 상황이 아닙니다. Medium은 스카이림(Skyrim)이 아니고, 저는 배경 설정과 어울리지 않는 AK-47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솔직히 가끔 게임 속에 있을 때는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요.)

제가 바라는 건 이거예요:

• 내년에는 데스크톱 다크 모드를 원해요. 그런데 단순한 다크 모드만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설정 메뉴를 뒤져가며 찾아야 하는 방식도 싫습니다.
• 다크 모드가 처음 도입된다면, 제가 사는 동네가 어두워지는 때쯤에 작은 팝업 배너가 나타나서 다크 모드 전환을 제안했으면 좋겠어요.
• 그 배너는 다크 모드를 어디에서 켜고, 어떻게 설정을 바꿀 수 있는지도 안내해 주면 좋겠어요.
• 더 좋은 건, 자동 다크 모드 옵션이 있어서 하루의 시간대나 제 선호도에 따라 자동으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간단하고, 직관적이고, 배려 깊은 — 딱 좋은 UX가 지녀야 할 모습처럼요.

*스카이림: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개발한 RPG 게임. 판타지 배경과 맞지 않게 AK-47 같은 현대 총기류를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드(mod, 사용자가 게임 요소를 변경해 만든 게임 내 2차 창작 요소)가 있다.

정말 불필요한 제목 대문자 표기

겉보기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의외로 영향을 크게 미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바로 숫자 레이블에서 “Followers”를 제목 대문자로 표기한 것입니다.

직접 한번 보세요:

알겠어요,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맞아요, 오늘 커피 한 잔 하려고 공원에 갔거든요? 쓰리엑스라지 코트를 입고, 다크서클에 갓 감아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손엔 크루아상을 들고 있었죠. 그러다 문득 깨달았어요. 아, 내가 이 구역의 미친년이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발 이 UX 라이팅의 고통을 이해해 주세요:

• 3K Followers
• 3K followers

이게 문제예요: 시각적 혼란이죠. 제목 대문자 표기(title case) 때문에 K와 F가 지나치게 비슷해 보입니다. 두 글자의 긴 세로선이 서로 섞여서 읽기 어렵고 혼란스러운 디자인을 만들어냅니다. 이로 인해 가독성이 떨어지고, 정보 전달력이 약화됩니다.

제 바람: 그 f를 작게 써주세요. 제발요.

Medium의 이상한 “일관성” 가이드라인 때문이라면 더 이해가 안 돼요. 하이퍼링크 레이블은 대문자로 써야 한다고요? 그런데 정작 “설정(Settings)” 메뉴의 다른 모든 하이퍼링크는 문장의 첫글자만 대문자로 표기하잖아요. 이건 좋은 디자인이 아니에요.

Medium에는 접근성을 위한 대체 텍스트 기능이 있지만, 이걸 만드는 건 끔찍하게 어렵습니다

Medium은 대체 이미지 기능을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데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요.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입력할 때마다 스크롤이 아티클의 맨 위로 점프합니다. Safari든 Chrome이든 상관없이 항상 이런 현상이 발생하죠. 이미지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는 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평균적으로 저는 기사 한 편당 적어도 7개의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작성해야 합니다. 한번 상상해 보세요:

1. 한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신중히 작성합니다. Enter를 누릅니다.
2. 페이지가 갑자기 맨 위로 스크롤됩니다.
3. 다시 아래로 스크롤해 작성 중이던 이미지를 찾아야 합니다.
4. 그리고 이 과정을 이미지마다 반복해야 합니다.

간단해야 할 작업이 불필요하게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계속 스크롤을 반복하다 보면 작업의 흐름이 완전히 깨져버립니다. (그 흐름이란게 뭐든 간에요.)

• 접근성 작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양쪽 모두가 쉽게 할 수 있어야 해요, 알겠죠? 제가 Medium에게 바라는 두 번째 소원입니다.

일관성 없는 마침표

어떤 곳에는 문장 끝마다 마침표가 있고, 다른 곳에는 없다고요? 그래도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반 사용자라면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저에게는 UX 라이터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않는 걸로 보입니다:

네, 저 좀 사소한 것에 집착하죠. 그런데 말이죠…

일관성은 좋은 UX의 핵심입니다. 마이크로카피를 읽을 때, 어떤 문장에는 마침표가 있고 어떤 문장에는 없으면, 불필요한 인지적 혼란이 생깁니다. 이런 혼란은 사용자 경험을 방해할 뿐 아니라,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어요.

WebP 이미지를 지원하지 않는 Medium

대체 왜 아직도 WebP 이미지를 지원하지 않는 걸까요, Medium? WebP는 요즘 웹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이미지 형식 중 하나입니다.

Google, Instagram, WordPress 같은 주요 플랫폼들도 WebP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 파일 크기를 최대 30% 줄일 수 있습니다. (PNG나 JPEG에 비해)
• 작은 파일 크기에서도 높은 이미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edium은 여전히 작가들에게 매일 이미지 변환 사이트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죠.

친애하는 Medium 님께,

2025년을 맞아 제 소원을 정리해 봤어요. 이걸 이뤄주신다면, 쿠키 수집에 기꺼이 동의할게요.

1. 다크 모드

산타님, 제발 부탁이에요. 밤마다 제 화면의 흰빛 때문에 눈도, 정신도 망가져가고 있어요. 다크 모드를 주세요. 그런데 그냥 다크 모드 말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

2. 대체 텍스트 점프 오류 수정

대체 텍스트는 접근성에 필수적이에요, 그래서 저는 기꺼이 작성합니다. 하지만 산타님, 왜 Medium은 이걸 헤라클레스의 시련처럼 느끼게 만드나요?

3. “[숫자]K Followers”의 F 대문자 표기 없애기

"Followers"의 제목 대문자 표기는 "K"와 "F"를 한 덩어리로 섞어 버려요. 읽기도 불편하고 디자인적으로 엉망이 됩니다.

4. UX 라이터에게 마침표 하나하나 신경 쓸 만큼의 급여를 주세요. 그리고 WebP 이미지 삽입 기능도 도입해주세요.

*헤라클레스의 시련: 헤라클레스가 자신의 죄를 속죄하고 불사의 자격을 얻기 위해 반드시 수행해야 했던 매우 어려운 임무들. 사자 처치, 히드라 처치, 머리가 세 개 달린 개인 케르베로스 생포 등이 포함돼 있다.

업데이트 1: 이 글을 올린 지 24시간 만에, Medium이 내 새해 UX 소원 중 하나를 이루어줬어요.

업데이트 2: Medium의 디자이너가 남긴 댓글을 보세요. 다른 UX 소원이었던 ALT 텍스트 오류도 고쳐줬답니다. 고마워요, M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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