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프레이즈 11호가 도착했어요. 안녕하세요, 열한번째 호로 찾아온 UX Writing 뉴스레터 캡처프레이즈예요.
지난 주 10호 아티클은 마음에 드셨나요? 읽기 매끄럽지 않았거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거나, 번역해서 읽고 싶은 영문 아티클이 있다면 피드백으로 알려주세요.
다들 설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연휴동안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먼 곳에 다녀왔어요. 이십여년만에 윷놀이도 해보고 새해 목표도 추가로 세웠구요. 인스타그램을 보니 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다녀온 분이 많더라고요. 저는 여행 가는 상상을 해보면 속 편하게 노는 게 어려울 거 같고, 그 여행을 내 안에 어떻게 쌓이게 할 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저같은 고민을 하는 구독자분들을 위한 아티클을 이번 주에 딱 챙겨 왔답니다.
이번 11호에 실린 아티클은, 미국의 중고차 거래 서비스 CarMax의 UX Writer인 Sarah Walls가 쓴 <UX Writing과 여행의 연관성>이에요. UX Writing Hub에 기고된 아티클을 번역해봤어요.
UX Writing과 여행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이번 아티클엔 저자 Sarah Walls가 여행에서 얻은 교훈이 UX Writer로서의 경력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가 멋진 여행 경험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요. 제가 읽어봤을 땐 UX Writer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인에게 적용될 만한 내용이더라고요.
이번 연휴에 여행 다녀온 분, 여행 계획을 앞둔 분, 마음 속에 품은 여행의 추억이 있는 분이라면 모두! 이번 아티클을 읽으며 여행과 내 일 사이의 연관성을 고민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오늘 아티클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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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Writing for Travelers: 5 Lessons I Learn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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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진 많은 기술은 이력서에 쓸 만한 게 아니에요. 심리학 학사 학위 정도는 있긴 해요. Figma, Miro, MS 오피스도 꽤 잘 쓰고요. 하지만 저의 중요한 능력들은 교실이나 컴퓨터 앞에서 배우지 않았어요.
제게 그걸 가르쳐준 건 여행이에요.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불편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움을 얻었죠.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해 잠은 고작 몇 시간 자놓고 합리적인 생각을 했다고 말하는 게 믿기 어려운 건 인정할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마치 말과 말 사이의 공간에서 피어난 꽃 같았어요. 미소, 포옹, 인사, 저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과 작별할 때의 침묵 같은 순간들이요.
여행에서 배울 법한 ‘어려운 상황에 잘 대처하기’, ‘좋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목록 기호를 붙여 리스트로 보여드리는 게 더 괜찮아 보이네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는 가장 가치 있는 능력 중 어떤 건 교과서가 아니라 경험에서 배운다는 거예요.
우리는 북적이는 버스 터미널, 부둣가, 공항에서 낯선 일정을 빠르게 정리하려고 버둥대면서 무언가를 배워요. 그리고 다음 차에 타기 위해 다시 서둘러 준비하죠. 또 우리는 호스텔, 해변가의 식당,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과 만나는 짜릿한 경험에서 무언가를 배워요. 우리는 산꼭대기에서 일출을 바라볼 때, 바다 옆에서 해가 지는 걸 볼 때, 다른 모든 아름다운 순간이 눈앞에 펼쳐질 때 그 광경을 감상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서죠.
여행은 제가 배우려고 했던 인생의 가장 중요한 교훈과 삶의 기술을 제게 가르쳐줬어요.
저는 지금 UX Writer로 일하고 있어요. 여행에서 배운 것들이 제가 사용자를 안내하는 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다섯 가지 교훈이 그동안 모은 사진, 추억, 기념품처럼 제 곁에 남아 UX Writer로서의 일상에 함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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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교훈: 나를 두렵게 하는 기회를 끌어 안아라.
두 달 전 저는 일자리를 급하게 찾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리크루터가 전화해 잘 맞는 일을 찾았다며 지원할 거냐고 물었죠.
당시 저는 확신이 없고 회의적인 상태였어요. 제안을 거절당했고, 면접도 몇 번 망쳤어요. 다시 ‘No’라는 말을 듣는 게 두려웠고,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리크루터에겐 어쨌든 지원하겠다고 말했지만요.
두 달 후인 지금 저는 제가 사랑하는 회사에서 UX Writ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UX 부서 전체에 제 작업물을 보여주고, 현장 감사를 준비하고, 제가 배운 적 없는 작업 요청을 앞장서서 해치우는 일들처럼 저를 두렵게 하는 기회에 매주 ‘yes’라고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경험이 저를 크게 성장시킬 것을 아니까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여행은 제게 갑작스러운 기회들, 호기심과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무시무시한 기회들에 ‘yes’라고 말하며 맞서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 카약 투어를 하던 중이었어요. 저는 노를 저어 어느 섬에 가고 있었는데 여행 가이드가 절벽 점프를 하러 갈 사람이 있냐고 물었어요. 뉴질랜드에 유학을 갔을 땐, 반 친구 몇 명이 학교를 쉬는 날 함께 번지점프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죠.
이런 기회들을 당시에 무서워 했을까요? 네. 꽤나 위험하다고도 느꼈냐고요? 물론이죠. 제가 그 기회들을 잡았을까요? 답은 여러분도 이미 알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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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틸라 섬에서 만난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를 터놓으며 친해졌어요. 이별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그때 알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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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교훈: 질문을 하라, 많이!
배낭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카리브해에서 2년 동안 머문 적이 있어요.
그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알아갔는데, 많은 질문을 던진 게 도움이 됐어요. 특히 저와 전혀 다른 나라, 문화에서 자란 누군가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배경, 믿음, 문화를 배우며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는 방법, 항상 생각을 열어두는 방법을 배웠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UX Writer로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어요. 제 생각이 유일한 해답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요. 때로는 제 생각을 지켜야 하지만 때로는 가만히 앉아서 경청할 줄도 알아야 하죠.
누군가 결정을 내릴 땐 다들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누군가 타당한 근거 없이 결정을 내렸을 땐, 질문을 건네는 게 그이로 하여금 한발짝 물러나 더 큰 그림을 보도록 돕기도 해요.
저는 매일 라이팅이나 다른 일을 위해 프로덕트 디자이너, 개발자, PM, 마케팅 부서 등과 협업해요. 여러분도 저와 비슷할 거예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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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부둣가에서 지내며 자주 탔던 30피트짜리 요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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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교훈: 계획을 세우되, 언제든 바꿀 준비를 하라.
“계획을 세우는 데 실패하면 그 일도 실패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제 생각에 그 말은 조금 틀렸습니다.
물론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해요. 테스트를 설계하고, 프로젝트 타임라인을 관리하고, lo-fi 와이어프레임을 그려보는 등 가이드 삼을 무언가를 계획하는 건 좋은 방법이에요. 그러면 모든 구성원이 같은 페이지 위에서 다음 일을 예측할 수 있으니까요.
제 말은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 유연한 계획을 세우고 계획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보통 그렇죠) 마음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거예요.
UX Writer가 된다는 건 피보팅*에 항상 대비하고, 언제든 방향성을 바꾸며, 새로운 걸 시도하고, 놀라운 결과를 얻는 것과 같아요.
*피보팅(pivoting): 사업이나 프로젝트의 전략적 방향을 전환하는 것
UX Writer로 일하다 보니 준비가 미흡해 데드라인이 밀리는 상황을 자주 겪더라고요. 반대로 예측 범위 바깥의 사용자 반응 때문에 라이팅을 아주 빨리 써서 넘겨야 할 때도 있어요. ‘계획을 바꾸는 것’만이 제 계획에서 바뀌지 않는 부분이랍니다.
제가 유연한 계획을 만드는 최고의 방법을 배운 건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30피트짜리 요트 위에서였어요. 세 명의 동료와 요트에 앉아 계획을 도표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많은 부분은 그냥 바람에 맡기기로 했어요. 날씨는 변덕스러울 거고, 잠시 배를 댈 곳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멋진 장소가 보이면 우리가 방향을 바꿀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계속 바뀌는 계획에 맞서 싸우는 것보다 발맞춰 움직이는 게 더 낫다는 걸 배웠어요. 이야기에도 반전이 있는 게 더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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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살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금 사막 살리나스 그란데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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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교훈: 진정으로 연결될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찾아 헤매라.
사용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니즈, 두려움, 목표, 동기를 찾아 메시지에 담는 건 UX Writing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에요. 그러면 제품과 사용자, 브랜드와 소비자는 서로 신뢰를 갖게 되니까요.
이런 과정은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고 들어주고 이해하는 과정과 닮았어요. 진정성 있는 관계가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겠죠.
이 일을 막 시작한 UX Writer라면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렵고 복잡한 단어는 쓰고 싶지 않을 거예요. 사용자와 밀접한 말, 사용자가 익숙한 말, 명확한 단어를 쓰고 싶겠죠.
사용자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찾는 건 제가 UX 라이터로서 더 즐겁게 일하도록 이끌었어요.
지금 직장에 출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동료들과 돌아가며 1on1 면담을 했어요. 그러면서 그들을 직장동료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알아 갔어요.
사진 촬영, 보드 게임 만들기, 조류 관찰 등 열정을 갖는 일이 다양하더군요. 상어 이빨, 개,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관심사는 저랑 겹치기도 했고요. 그리고 스쿠버 다이버로 지냈던 제 경험을 공유했어요.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면서 저는 제가 일하는 곳을 더 애정하고 신경쓰게 됐어요.
여행을 하는 동안 저는 길에서 벗어났을 때, 관광적(touristy)인 것에서 조금 벗어났을 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추천을 찾아다닐 때 그 장소와 더 끈끈하게 연결되는 걸 느꼈어요.
저는 여행지의 가장 유명한 장소,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곳을 가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제가 원했던 건 일상생활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진정성 있는 시간이었어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었고, 마을 곳곳을 들르고 싶었고, 그곳 주민이 제안하는 것들을 하고 싶었어요.
진정성 있는 연결(authentic connections)을 찾는 건 저를 놀라운 모험으로 이끌었고, 그러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우정을 쌓게 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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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에서 본 경이로운 무지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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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교훈: 우리는 모두 같은 것을 위해 여기에 있다.
여행에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빠르게 연결되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거 같아요. 아마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것들을 하면서 힘든 경험은 이겨내고 기쁜 일들은 축하하기 때문일 거예요.
당신 옆에서 버스 터미널 바닥에 주저앉은 그 사람들, 폭포 아래의 환하게 부서지는 물가에서 당신과 헤엄치는 그 사람들이 바로 당신의 여행 친구들이에요.
여러분의 직장 동료도 어떻게 보면 여행 친구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상황이 다르지만, 여러분의 동료들은 여러분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여러분과 다른 사람들이에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서로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을 수도 있어요. 여러분 중 몇 명은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에 일하는 사이일 수도 있죠. 혼자 일하고 있는 분도, 팀으로 일하고 있는 분도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쓰는 언어는 다양하고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모두 UX Writer이자 여행자이고, 같은 걸 목표로 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창조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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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Writer로서의 중요한 능력(skill)은 당연히 여러 교육을 통해 배우기도 했어요. 하지만 제 커리어를 뒤집어 엎고, 새로운 장소에서 무언가를 좇게 한 그 능력(skill)은요?
유럽과 중앙 아메리카의 여러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길을 찾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였던 바로 그곳에서 배웠어요.
또 아르헨티나에서 남편의 가족과 함께 도시, 산과 강, 폭포를 탐험하면서, 그곳 사람들의 국가, 문화, 스페인어를 발음하는 방법을 알아가면서 배웠어요.
그리고 어느 섬의 포트럭 파티에 따뜻한 우리 집을 떠올리게 해주는 엄마표 파스타 샐러드를 가져갔을 때 배웠어요. 정작 가져간 파스타 샐러드는 먹지 않고 이스라엘에서 온 여행자들이 만든 샥슈카를 맛있게 먹으며 ‘좋아하는 음식을 또 찾았네.’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저녁에요.
그렇게 배운 것들을 새 여행지에 갈 때마다 옷처럼 고이 접어 짐에 넣어 다녔어요. 그리고 여전히 제 마음 속에 남아 UX 라이터로 커리어를 시작한 첫 두 달동안 저를 이끌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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