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프레이즈는 지난 한 주 쉬고 왔어요. 새로 합류한 공동에디터 한 분과 작업 과정을 맞추어 가는 내부 정비 시간을 가졌답니다. 새 에디터가 직접 고르고 번역한 아티클은 다음주에 처음 발송돼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공동에디터는 계속 모집하니 관심 있는 분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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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처프레이즈 12호에서 페이스북이 콘텐츠 전략을 콘텐츠 디자인으로 바꾸었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기억나시나요? 2020년 당시 이 소식을 앞장서서 알리던 사람은 페이스북 콘텐츠 디자인 헤드 엘리자베스 카(Elisabeth Carr)였는데요. 오늘 준비한 아티클은 바로 이 분이, 이듬해인 2021년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었던 때에 나왔던 인터뷰예요. 10년 동안 페이스북의 콘텐츠를 다루었던 엘리자베스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기술 환경의 등장, 메타버스와 콘텐츠 디자인의 연관성, 그리고 그녀의 커리어에 관해 이야기했답니다.

지난 뉴스레터

  

Design at Meta - Writing the metaverse: Meta's VP of content design on the future of the discipline | (원문 보기)

 *는 에디터 각주입니다.  

 2012년 엘리자베스 카는 당시 페이스북의 작은 라이터 팀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자신이 이렇게 큰 팀을 이끌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것도 68,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에서요. 현재 엘리자베스는 콘텐츠 디자인 부문 부사장으로 일하며 페이스북이 메타로 피봇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의 커리어, 메타 콘텐츠 디자인 팀의 역사와 역할 등에 관해 이야기했어요.

 메타의 모든 기술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위한 저희 팀의 사명은 언어를 사용해 간단하고, 직관적이고, 인간적인 경험을 디자인하는 거예요. 저희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어요. 콘텐츠 디자이너는 항상 이 모든 사람을 가장 중심에 두고 작업하고 있어요.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데요. 글쓰기도 저희가 잘하는 것 중 하나긴 하지만 저희는 사용자 경험과 디자인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IA도 생각하고, 사람들이 제품의 어떤 기능을 선호하는지도 고려하고, 시각 디자인과 제품 디자인을 통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2012년에 팀에 합류했으니 2022년 1월이면 메타에서 맞는 열 번째 해가 되네요. 입사했을 때 저는 팀에서 8번째 콘텐츠 디자이너였던 걸로 기억해요. 당시에는 다른 앱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 페이스북에서만 일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직원이 데스크톱/웹 환경을 디자인했어요. 당시 모바일 전환이 막 시작되고 있었는데, 제가 입사한 첫해에 메타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어요.

 회사 규모가 작았을 때는 콘텐츠 디자이너가 여러 제품을 동시에 맡았고, 우선순위가 높은 프로젝트를 더 신경 쓰곤 했어요. 지금은 콘텐츠 디자이너가 특정 제품 팀에 오랫동안 소속되어 있어 하나의 주제에 대한 전문 지식, 관계, 맥락을 다듬을 수 있어요. 그게 메타의 콘텐츠 디자이너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까닭이라고 생각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콘텐츠 디자인 작업의 퀄리티를 컨트롤하기 쉬웠어요. 모든 콘텐츠 디자이너가 붙어 앉아 있었거든요. 책상 의자를 돌리기만 하면 서로의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죠. 덕분에 우리의 생각과 기준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었고요. 그냥 우리 중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 "지금 'decline'과 'can't go' 중에 뭐가 더 적절한가요?"라고 물어볼 수도 있었던 거예요. 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감각을, 팀이 성장하고 성숙해지면서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피드백은 우리 문화의 일부예요. 내가 아닌 다른 콘텐츠 디자이너도 작업물을 개선할 역량이 있다고 믿는 거랄까요. 가이드와 문서 작업을 개선하는 일,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워싱 같은 프로세스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도 투자하고 있어요. 이 모든 노력을 통해 우수하고 일관성 있는 콘텐츠를 유지하고 있고요.

Q. 메타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공개됐어요. 콘텐츠 디자인 팀은 메타를 구축해 나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메타 공개는 저희가 하나의 콘텐츠 디자인 팀으로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알렸던 결정적 순간이었어요. 정말 많은 사람이 노력했고 거기에 저도 있었다는 게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메타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 내야죠. 콘텐츠 디자인 팀은 항상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고 메타라는 새 브랜드에서도 이 책임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에요. 앞서 저희 팀의 콘텐츠 핵심 원칙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인간적일 것을 언급했는데요. 이 핵심 원칙은 변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한 걸음 물러나 메타버스가 어떻게 우리의 업무를 발전시킬지, 또 앞으로 개발할 새로운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저희가 어떻게 도울지 살펴볼 기회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Q. 메타버스가 콘텐츠 디자인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또 메타버스 구축에 콘텐츠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저희도 메타버스가 콘텐츠 디자인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머리를 싸매고 있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메타버스를 구축해 나가는 건 우리 모두라는 거예요. 하나의 제품 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모든 콘텐츠 디자이너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미래 경험 구축을 돕는 기회를 얻게 될 거예요.

 새로운 기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경험은 여러 모습으로 개발되겠지만 저희는 사용자와 그들의 니즈에 초점을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 새로운 기술, 하드웨어, 콘텐츠를 어떻게 탐색하고 상호작용할지 고민해야 해요. 메타버스는 모바일/웹 멘탈 모델보다 훨씬 더 인터랙티브한 공간 패러다임으로의 거대한 전환을 의미하니까요.

이때 콘텐츠 디자이너의 역할은 사람들을 변화의 길로 안내하는 거예요. 하나 예를 들면, 사람들은 증강 현실(AR)과 가상 현실(VR)에서 컨트롤러나 핀치 같은 독특한 도구로 3D 경험을 탐색해야 해요. 여기서 콘텐츠 디자이너가 사람들에게 상호작용방법을 설명해주는 것이지요.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다양한 구성과 환경을 가진 여러 제품의 연결이에요. 심지어 2D와 3D 경험의 연결까지도요. 사람들은 게임이나 일을 할 때 혹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 등의 다양한 맥락과 몰입 환경에서 메타버스를 경험하고 싶어 할 거예요. 이 모든 환경에서 언어는 일관돼야 해요. 그래야 어떤 종류의 메타버스에서도 일관된 언어로 사람들에게 경험을 전달할 수 있겠지요.

Q. 메타버스는 많은 기회를 가져오겠지만, 동시에 복잡한 일들도 생길 거예요. 콘텐츠 디자인 관점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새로운 제품이나 개념은 사람들에게 복잡한 신기술을 소개하고,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안전, 무결성 문제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중요해요. 저희 팀은 콘텐츠 디자인을 제품 개발, 전략과 통합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했어요. 그 결과 저희가 구축할 미래에 사람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고요.

 ‘프라이버시 콘텐츠 디자인 팀’의 미션은 사용자들에게 메타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존중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꾸준히 전달하는 거예요. 저희는 사용자가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Access Your Information'이라는 투명성 제어 기능(transparency control)을 디자인했는데요. 여기서 사용자는 메타에 어떤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지 관리할 수 있어요. 이 기능의 목표는 사용자에게 ‘메타가 수집하는 데이터’와 ‘이를 사용해 제품 경험을 개선하는 방법’을 간단하고 직관적이며 인간적인 방식으로 이해시키는 거였어요.

 제품을 만들고 설계할 땐 공동체와 공동체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위해 저희는 제품 전반에 걸친 부정적 경험을 줄이고, 사람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부적절한 게시물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정책, 커뮤니티 규정, 안전 도구(Safety tool)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미래 기술을 위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 있어요. 또 무결성, 안전, 개인정보보호 체계도 쌓아 나가고 있죠. 그게 콘텐츠 디자인 팀이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기 때문이에요. 성공을 위해선 이 요소들이 모든 메타 제품에 녹아들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콘텐츠 디자인이 매우 중요해요.

Q. 콘텐츠 디자이너에게 ‘공감’이란 무엇인가요?

 콘텐츠 디자이너들이 공감을 잘하는 걸 흔히 볼 수 있는데, 공감이라는 게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언어로 번역하는 데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제품 디자인에 ‘공감’을 넣는 방법 중 하나는 제품을 만들며 그 중심에 ‘사람’을 둬 보는 거예요. 즉, 누군가 메타 제품을 사용할 때 느낄 만한 감정을,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조로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저희는 제품의 말과 말투가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팀은 톤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톤 프레임워크'라는 툴을 사용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에 맞는 광범위한 어조를 분류해 놓은 건데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페이스북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제 생일에 "생일 축하해요, 엘리자베스!"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 사용자의 감정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건 콘텐츠 디자이너로서 공감을 고려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에요.

Q. 어떻게 콘텐츠 디자인에 입문하게 되었나요?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었지만 저는 항상 말하기, 읽기, 쓰기, 언어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물리적 거리나 언어 장벽으로 인해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사람과 소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죠. 자연스레 제2외국어를 배우는 데 관심을 가졌고, 스페인어가 제일 저와 잘 맞더라고요. 대학 시절에는 학교의 라이팅 센터에서 일하며 논문 교정을 돕고 구조, 문법, 보이스앤톤 등에 대해 피드백을 주기도 했었어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 제가 하는 일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 후 Sunset 매거진의 저널리즘 팀에서 일했고, Fulbright 장학금으로 칠레에 가서 1년간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칠레에서 돌아왔을 땐 샌프란시스코만에서 자라서 그런지 테크 업계가 저의 당연한 진로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콘텐츠 디자인을 알게 되었어요. 제게는 언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애정, 사람들을 위해 간결하고 사려 깊게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콘텐츠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Q. 콘텐츠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콘텐츠 디자인 업계에 합류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우선, 메타 디자인 블로그에 콘텐츠 디자인과 관련한 훌륭한 게시물이 많아요. 인터넷에도 좋은 글이 많죠. 또 여러 지역의 온라인 그룹이나 콘퍼런스를 통해 같은 유형의 작업을 하는 다른 콘텐츠 디자이너와 인맥을 쌓을 수도 있어요.

 이 일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릴 수 있고, 때로는 그 이름들을 구분하기가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2020년 말에 저희 팀의 공식 명칭을 '콘텐츠 디자인'으로 변경한 과정을 글로 쓴 적이 있어요. 이제 이 명칭은 사용자 경험과 제품 콘텐츠 개발 업무를 설명하는 업계 전반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지요.

 전반적으로 보면, 이 분야는 아직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많은 사람이 이 분야로 진출할 생각을 잘 못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사람들에게 이 분야를 알리는 좋은 프로그램을 몇 개 만들었습니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부생이나 대학원생 등 학교에 재학 중인 분에게 적합하고, 2년 이상 일을 쉬다가 다시 복귀해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복귀 프로그램도 있어요. 복귀 프로그램에선 콘텐츠 디자인 멘토와 함께 특정 팀에서 4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정규직 전환 기회가 제공돼요. 또 콘텐츠 디자인 팀이 강연, 그룹 토론을 포함한 정기 커뮤니티 이벤트를 열고 있기도 해요.

 다양성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에게 입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런 프로그램들을 마련했어요. 메타는 전 세계와 소통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포용적인 팀을 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고, 콘텐츠 디자인 팀도 마찬가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