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상으로는 모바일 비디오 게임의 마이크로카피 작성이 간단해 보일 수 있어요.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비슷하니까요? 보통 튜토리얼, 리더보드, 상점 설명이 있고, 가끔 게임 내 대화가 있기도 하죠. 과연 게임 마이크로카피는 어디까지 복잡해질 수 있을까요?

말도 안 되게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UX 마이크로카피가 그렇듯이요. 단순히 간결하고 유용한 카피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게임의 이야기 흐름에 맞게 카피를 작성해서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해요. UX 마이크로카피의 목표는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것이고, 게임 UX 라이팅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해요 — 즐거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야 하죠. 재미가 없으면 아무도 게임을 계속하지 않을 테니까요.

현재 우리 회사는 두 가지 게임을 개발 중인데, 제가 유일한 라이터라서 끊임없이 게임을 플레이하며(연구라는 핑계로) 장르별로 모범 사례와 긍정적인 게임 경험을 찾고 있어요. 게임이 아직 개발 중이라, 제가 연구를 시작할 때 두 가지 목표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메뉴와 팝업창의 마이크로카피를 분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장르별로 가장 효과적이고 명확한 튜토리얼 마이크로카피를 배우는 것이었죠.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관찰한 것을 토대로 다섯 가지 UX 라이팅 사례를 통해 몇 가지 팁을 소개하려고 해요. (이 글에서는 사용자 대신 플레이어라고 부를게요.)

1. 마이크로카피는 최소화하세요 – 버블 위치 사가 3

Mario Ferrer의 아주 유익한 팟캐스트를 들은 후, 저는 바로 안드로이드에 King이라는 회사의 게임들을 잔뜩 다운로드했어요. 사실, 저는 게임을 할 때 너무 많은 UI가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화면이 시끄럽고 복잡하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든요. 아이콘이 뭔지 추측할 수 없거나 색깔과 움직임이 너무 많으면 별로예요.

많은 King 게임이 밝고 알록달록한 반면, 버블 위치 사가 3는 깔끔하고 간결하며, 플레이하기도 재밌었어요. King Studios에는 UX 라이팅 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들이 만든 마이크로카피가 궁금했죠. 시작 전 바로 팝업이 뜨는데, 해당 레벨의 목표를 딱 세 마디로 설명해줍니다.

이러한 방식은 게임 내내 계속돼요. 레벨마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게 의미가 있었고, 플레이어로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어요. 불필요하거나 쓸데없는 말이 전혀 없었죠.

다음으로는 상점 아이콘을 찾아봤어요. 많은 게임들의 UI 디자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점 중 하나는 상점 아이콘이 없다는 거였어요. 버블 마녀도 이 흐름을 따르고 있죠. 화면 오른쪽 상단에 플레이어가 가진 골드바의 양을 보여주는 아이콘이 있어요. 그걸 누르면 바로 상점으로 이동하는데, 여기에서도 거의 글자가 없어요. 정말 간단하고, 플레이어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소가 전혀 없어요.

모바일 게임에서의 쇼핑 경험은 개발자와 게임 디자이너에게 크게 좌우되지만, UX 디자이너와 라이터가 처음부터 참여한다면 이때 UX 팀의 역할은 상점 기능을 최대한 단순하게 유지해서 플레이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버블 위치 사가 3는 바로 그 점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어요.

2. 작은 디테일은 도움이 될 수도 방해가 될 수도 있어요 – 앵그리버드 2

버블 위치 사가 3에서는 마이크로카피가 간결하고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게임의 서사적 디자인과도 잘 어울려요. (서사적 디자인은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하며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경험을 말해요.) 예를 들어, 레벨을 클리어할 때 "마법 같아!"라고 나오는데, 마녀를 주제로 한 게임과 딱 맞아떨어지죠. 버블 위치 사가 3에서 모든 것이 서사적 디자인과 연결되는 반면, 앵그리버드 2에서는 그다지 연결되지 않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앵그리버드의 파괴력을 높이려면 모자를 얻거나(혹은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요. 그런데 모자와 새, 돼지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게다가 새총, 카드(이건 또 무슨 의미일까요?), 그리고 아기새까지 레벨을 올릴 수 있어요. 저는 앵그리버드 1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몇몇 레퍼런스를 놓친 걸 수도 있어요. 아니면, Rovio 팀이 업그레이드가 새나 돼지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걸 신경 쓰지 않은 걸 수도 있죠.

서사적 디자인과 마이크로카피가 연결되지 않은 또 다른 예는 게임에서 “방(rooms)”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거예요. “방”은 게임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게임 안의 다양한 지역이나 (화면이 전환된 후의) 장소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예요. (레벨 안에 여러 개의 방이 있으면 개발자들이 배경이나 이미지, 레벨 구성을 변경하기가 더 쉬워져요.) 앵그리버드 2에서는 각 레벨이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고, 튜토리얼에서는 이 사실을 팝업으로 플레이어에게 설명해줘요.

아시다시피, 게임 속 새가 실제로 그곳을 “방(rooms)”이라고 부르죠.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이 말이 너무 헷갈렸어요. 방이라는 느낌도 없었고, 게임 속 어디에도 방처럼 생긴 게 없었거든요. 나중에 게임 디자이너가 방이 개발자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주니 이해가 되긴 했지만, 마이크로카피와 UX 관점에서 보면 왜 이걸 게임 스토리와 더 관련 있는 단어로 바꾸지 않았을까요? 지역, 구역, 부분, 섹션 등 다른 선택지도 많았을 텐데요. 혼란스럽고 약간 부자연스러운 “방”이라는 용어 대신 더 적합한 표현을 사용했다면, 플레이어가 게임 스토리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거예요.

3. 심플하다고 지루하진 않아요 – Alto’s Adventure

제가 테스트한 모든 게임 중에서, Alto’s Adventure는 가장 깔끔한 UX 디자인과 마이크로카피를 가지고 있어요. 이상한 모양의 상자나 과도하게 밝은 색을 사용하지 않고, 게임의 UX는 거의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메뉴 하나하나, 모든 단어가 가능한 한 간단하면서도 게임의 전체적인 아트 스타일과 잘 어울려요. 튜토리얼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이 문장은 UX 라이팅이 비디오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잘 상기시켜 줬어요. 마이크로카피는 보통 게임의 중심이 되지 않아요. 게임 자체에 비해 뒤로 물러나 있지만,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게임 플레이를 강화하고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것이죠. Alto’s Adventure는 방해나 부정적인 경험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 사례예요. 내가 열여덟 번째로 돌을 넘지 못했을 때조차도 말이죠. 매번 Ski Free*의 설인처럼 나를 잡아먹을 것만 같지만, 대신 차분한 메뉴와 간단한 텍스트로 보상을 받게 돼요.

*Ski Free는 1991년 출시된 고전 플래시 게임이에요. 아래 그림같은 화면으로 이뤄져있어요.

저에게는, 이렇게 색∙상자∙그래픽 없이 쓰인 깔끔한 카피가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 후에 제 머리를 차분하게 해줘요. 그래서 게임을 하는 동안 꽤 긴장되지만, UX, 특히 마이크로카피가 너무나도 평온해서 자꾸 이 게임을 하게 돼요.

4.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을 주세요 – Super Mario Run

이쯤에서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예요. 모바일 마리오 게임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흥분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게임에 들어가고 나서 실망감은 더 컸죠. 슈퍼 닌텐도 컨트롤러 없이 마리오를 플레이하는 게 어려운 건 둘째치고, 게임의 UX에서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은 마이크로카피였어요. 게임이 시작되기 전부터 말이죠.

게임 튜토리얼을 시작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팝업이 뜨고, 그 팝업마다 긴 문장의 설명이 들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팝업은 읽지 않게 되더라고요. 조작에 익숙해지니까 게임 플레이 자체는 덜 불편했지만, UX는 여전히 부담스러웠어요. 특히 월드 레벨 튜토리얼 직후에는 바로 랠리 레벨을 강제로 플레이해야 했거든요. 그리고 내 왕국에 장식을 강제로 추가해야 했죠. 그 후에는 이것저것을 수집해야 한다는 세 개의 긴 팝업이 이어졌어요.

마지막으로, 일일 선물과 새로운 유형의 레벨에 대한 팝업들이 또 나왔어요. 이쯤 되니 저는 그냥 상점을 구경하거나 월드 맵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튜토리얼이 계속해서 정보를 팝업으로 하나씩 던져주면서, 플레이어로서 너무 짜증이 났죠. 제가 원하는 목표는 명확한데, 튜토리얼이 계속 방해를 했어요.

UX 디자인과 모바일 게임 마이크로카피에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플레이어를 너무 오랫동안 게임 플레이에서 멀어지게 하지 않는 거예요. 플레이어가 다음 레벨을 시작하고 싶을 때, 게임의 모든 기능을 한 번에 다 배워야 한다면 그건 정말 큰 불편함이죠.

5. 설명은 바보를 위해 필요한 게 아니에요 – Board Kings

Super Mario Run에 게임 플레이를 설명하는 방해 요소가 너무 많았다면, Board Kings는 설명이 너무 적어요. 솔직히 말해, Board Kings는 꽤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지만, 동시에 게임의 목적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처음 게임을 실행하면 거의 아무런 설명이 없어요. 사실, 유일하게 등장하는 팝업은 "이게 너의 보드야."라고 말할 뿐이에요.

이게 마이크로카피의 전부예요. 게임은 그냥 시작돼요. 어떻게 진행하는지 천천히 알아가긴 했지만, 주사위를 굴리고 보드의 공간을 업그레이드하는 목적은 끝내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걸 해서 내가 뭘 얻는 걸까? 일주일 정도 플레이한 후, 보드를 업그레이드하는 것 말고는 다른 목적이 없는 것 같았어요. 게임을 진행하면서 미니게임, 카드, 앨범 같은 새로운 요소들이 계속 등장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여러 활동과 게임 속 게임이 추가돼요. (이것들도 항상 논리적이거나 스토리와 연결되지는 않았죠.) 플레이어를 계속 게임으로 돌아오게 만들려는 거였어요.

이 모든 옵션에 걸친 마이크로카피는 간결하고 대체로 효과적이긴 했지만, 게임 옵션이 너무 많아서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튜토리얼이라고 할 만한 건 없었어요. 물론 모든 게임이 튜토리얼을 필요로 하진 않지만, 모든 게임은 목적이나 목표가 있고, 그걸 플레이어에게 가장 간단하게 전달해야 해요. 만약 게임 플레이를 통해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때 UX 라이팅이 빛을 발할 수 있죠. 하지만 Board Kings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했어요. 설명을 아예 없애는 건 플레이어 경험을 개선하는 게 아니에요.

– 결론 및 마무리 생각 –

모바일 게임과 UX 라이팅 사례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모바일 게임 마이크로카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어요. 사용자는 청구서 납부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면 불편하거나 잘못 설계된 앱도 참아낼 수 있지만, 게임은 안 하면 그만이죠.

UX에서 디자인부터 마이크로카피까지 중에 어딘가 문제가 있다면 플레이어는 쉽게 게임을 포기할 거예요. 다른 UX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결국 중요한 건 사용자, 즉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연구하는 거죠. 여러분은 모바일 게임을 하시나요? UX 라이팅에 대한 선호나 게임 개발팀을 위한 팁이 있다면 함께 이야기하고 더 배워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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